[다시 간다]축구클럽 버스 사고, 그 후…‘안전은 말뿐’

2020-11-10 10



지난해 축구교실 통학버스 사고로 어린이 2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타고 있었는데, 보호자가 탑승해야하는 규정은 없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문제들이 고쳐졌는지, 우현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우현기 / 기자]
"축구교실 차량에 탔던 초등학생 2명이 숨진 사거리입니다. 사고 원인은 운전자의 신호 위반과 과속이었는데요.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가 더 있었습니다."

축구교실에 보낸지 1달 만에 8살 아들 태호를 하늘로 떠나보낸 이소현 씨 부부.

[이소현 / 고 김태호 군 어머니]
"축구클럽 다니고 싶다고 막 졸라댔어요. 근데 제가 약속을 했어요. 초등학교 입학하면 엄마가 새로 생긴 친구들하고 축구클럽에 꼭 보내줄게 하고"

아이들이 타는 차량이 노란색의 어린이 통학버스라 안전할 거라고 믿었지만 아니었습니다.

[김장회 / 고 김태호 군 아버지]
"노란 버스를 타고 있지만 운전했던 운전자도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고. (차에 탄) 동승자도 없었고."

현행법상 유치원과 초등학교, 체육시설 등의 어린이 통학버스에는 보호자가 동승해 안전띠 착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체육시설에 태권도 등 무술업종만 포함되고 축구교실은 빠져있었던 겁니다.

사각지대로 지적됐던 축구교실 통학차량 안전은 어떨까.

운전자가 어린이를 차에서 내려주지만, 아이들 안전을 확인할 동승자는 없습니다.

[△△스포츠클럽 관계자]
"저희는 인력이 충분치가 않아서 보호자까지는 탑승할 인원이 없습니다."

오는 27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돼 축구교실에서도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1년의 유예 기간이 있다보니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법적으로 반드시 안전규정을 지켜야 하는 학원도 미흡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보호자가 차에서 내려 아이들 승하차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어학원 관계자]
"선생님들이 항상 타요. 내려줄 때도 같이"

아이 혼자 위험한 도로에 내려주고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운행하던 버스도 포착됐습니다.

[○○학원 버스기사]
"(안전벨트는 안 하나요?) 다 하죠. (안전벨트 안했는데?)
안전벨트 해라. 안전벨트 안하면 안돼."

올해 상반기 정부 점검 결과,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가 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거나 어린이 하차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적발된 건 모두 1202건.

지난해 하반기보다 50% 늘었습니다.

안전 규정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허리에만 매는 2점식 벨트를 어깨에서 사선으로 매는 3점식으로 의무화하는 등 세부 지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조성실 /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굉장히 노후화된 차량도 다수 운행되고 있고. 무엇보다 2점식 벨트가 사고 위험에 충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장치가 안되고 (있습니다.)

[우현기 / 기자]
"사고가 난 사거리에는 뒤늦게 과속방지턱과 과속카메라가 설치됐습니다.

사고가 나면 새로 만들어지는 법과 규정들, 만들기만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예방책이 될 수 없습니다.

다시 간다 우현기입니다. "

whk@donga.com
영상취재 : 김기열 박희현 추진엽 임채언
영상편집 : 오영롱
그래픽 : 임솔, 서수민